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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남양유업은 구체적인 재발방지대책 제시하라
 

남양유업은 구체적인 재발방지대책 제시하고
불공정한 ‘갑을’ 종속관계 개선해야

 
 
 남양유업의 부당한 횡포에 따른 폭로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9일로 폭로사건 발생 7일째를 맞고 있으나 이의 여파는 조금도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검찰의 불법여부에 대한 전방위 수사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부도덕한 회사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남양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남양유업의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를 기점으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다양하고 불공정한 ‘갑’의 횡포 사례들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거래관계에서의 약자인 ‘을’의 억울함과 눈물이 쏟아지고 있다. 중소기업, 중소상공인, 영세 유통업자, 자영업자, 가맹점, 대리점을 가릴 것 없이 ‘갑을’ 종속관계가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년 전인 2012년 5월 8일 이미 성명을 통해 남양유업의 불공정한 횡포에 대해 지적한바 있다. 성명을 통해 남양유업의 유기농우유 강매행위의 중단 및 명절 떡값 명목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런데 당시 도내 일부 남양유업 대리점들은 ‘이런 사실이 없다’며 항의하기에 나섰다. 그러나 이런 항의에도 불구하고 꼭 1년 만인 현재 모든 내용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국가의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래서 일부 대리점들의 항의 역시 ‘갑’과 ‘을’의 관계에서 어쩔 수 없이 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닌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는 불공정한 ‘갑을관계’가 만연해 있다. 계약서는 서로에 의해 자율적으로 작성하고 있다고 하지만 갑의 해석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 있도록 구체성 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힘없는 ‘을’은 경제적 보복 등이 두려워 ‘갑’의 횡포에도 어쩔 수 없이 ‘순종’의 입장에서 끌려 다니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을’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갑’이 매출목표치를 설정해 그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판매 장려금 등을 축소 또는 지원하지 않는 것이다. 판매 장려금 제도의 근본 목적은 판매 확대에 있지만 이를 악용할 경우 ‘을’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 실제로 이는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다.
 
  특히 매출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장려금을 지원받지 못하면 ‘을’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문을 닫는 것도 쉽지 않다. 만약 계약관계를 해지하고 문을 닫으려하면 담보설정에 따른 금전관계 피해는 고스란히 ‘을’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래서 이 굴레에 한번 빠져들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대기업 등 힘센 ‘갑’의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서서히 빚투성이로 전락하고 있다.
 
  따라서 남양유업의 사태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을’의 불공정한 종속관행을 개선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우월적 위치에 있는 ‘갑’의 인식이 먼저 변화해야 한다. 서로 동등한 파트너 관계에서 상거래질서가 이뤄질 수 있는 상생협력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둘째는 주종관계로 이뤄진 계약서는 협력적이면서 동등한 내용으로 전면 개편돼야 한다. 지금까지의 계약서는 구체적인 내용 없이 갑의 해석에 따라 멋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공인검증계약서’를 만들고 이에 따라 쌍방 계약이 이뤄질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공정거래법에는 불공정거래행위 금지를 위한 규정이 있다. 부당하게 거래를 거절하거나 거래 상대방을 차별해 취급하는 행위,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은 기업 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불공정거래 행위 전반에 대해 규제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구체적으로 대리점에 대한 대기업 본사의 횡포를 막을 수 있는 규제에는 한계가 있어 실제적으로 ‘을’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규정으로 개정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사태를 야기한 남양유업은 진심어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해야 한다.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정도의 사과문으로는 성의가 없다.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것도 회장이 아닌 대표이사의 명의의 사과문에 그치고 있다.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제시돼야 한다.
 
  끝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이의 문제를 전국적인 현안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자영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제주경제 상황으로 볼 때 오히려 더 중요한 현안으로 부각될 수 있다. 그래서 제주지역 자영업자 등에 대한 불공정계약 실태와 함께 피해사례 등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실시돼야 한다. 그리고 불공정한 ‘갑을’ 종속관행이 대등하고 상생적인 관계로 변화될 수 있는 개선방안과 함께 제도적인 장치들이 마련돼야 한다.
 
  더 나아가 이를 계기로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부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조성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3년 5월 9일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