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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부실 '카지노 조례안' 폐기하고 공론화 거쳐야
부실·졸속 ‘카지노 조례안’ 당장 폐기하고
“원점에서 도민 공감대 위한 공론화 거쳐야”

 
제주특별자치도가 사행산업인 카지노산업의 부작용은 외면한 채 부실 투성이인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안’ 제정을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 공론화 과정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도의회마저 심의를 보류한 조례안을 또 다시 도민 여론수렴을 위한 공청회나 토론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무작정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협치행정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고 있는 민선6기 제주도정이 유독 ‘카지노 조례 제정’만은 형식적 구태행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자칫 제도개선을 명분으로 중국자본 투자에 신규 카지노 허가를 내주기 위한 사전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제주도가 그동안 관리·감독의 사각지대로 방치해 왔던 카지노업계의 각종 불법·탈세를 막고 카지노산업의 건전한 육성을 도모하기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것은 도민 대다수가 바라는 일이다.
 
하지만 민선 6기 제주도정이 지난달 말 도의회에 제출한 ‘카지노 조례안’은 카지노산업의 건전한 육성과 투명성 확보와는 거리가 먼 부실한 조례안에 불과할 뿐이다.
 
우선 조례안의 내용을 보면 제주도정이 당초 제시했던 싱가포르의 ‘카지노 규제청’ 같은 ‘국제적 수준의 카지노 감독기구’ 설치는 카지노 반대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술수이자 ‘립서비스’에 불과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조례안에는 카지노업의 관리·감독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도지사 소속으로 ‘카지노업감독위원회’를 둔다고 명시돼 있으나 그 기능을 보면 단순한 심의·의결기구로서 특별한 권한도, 책임도 없는 그야말로 이름뿐인 감독위원회에 불과해 형식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욱이 당초 입법예고 조례안에는 감독위원회의 기능 중 하나로 카지노업 허가, 조건부허가, 변경허가, 변경신고, 지위승계 등의 사항을 심의·의결하도록 규정돼 있었으나 정작 제주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조례안에는 이러한 핵심 기능은 빠진 채 모든 권한이 도지사에게 집중돼 있어 이를 견제할 장치가 전혀 없는 실정이다.
 
다시 말해 허울뿐인 감독위원회로는 각종 불법과 탈세의 온상으로 전락한 카지노업을 상시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카지노업무를 맡는 행정기관의 전담인력 또한 전무해 카지노업 관리·감독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
 
또한 조례안에는 카지노 고객을 유치하는 ‘전문모집인의 관리’ 사항을 담고 있지만 제주도내 카지노 고객의 80% 이상이 중국인이고, 중국 현지에서 카지노 도박꾼을 모집하는 것 자체가 불법인 점을 감안하면 제주도가 오히려 불법행위를 부추기고 이를 양성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전문모집인들이 중국 현지에서 카지노 불법원정 도박을 알선하다 무더기로 체포돼 카지노업이 문 닫을 위기에 처해 있고, 중국 공안당국에서도 이를 강력 단속하겠다고 천명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에는 카지노업계의 매출조작과 환치기 사건이 검찰에 적발돼 세무당국의 세무조사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조례안에는 이러한 각종 불법과 탈세행위를 막을 투명한 회계처리 방안이 마련돼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카지노세를 징수할 구체적인 법적 근거마저 마련되지 않는 상태다. 사실 카지노 자금거래는 대부분 중국 등 외국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매출누락 여부 확인 등 자금추적이 거의 불가능하고 탈세에 노출된 상황에서 자금이 역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시 말해 카지노 허용에 따른 충분한 도민 이익환원 방안 없이 무작정 내줄 우려가 있다.
 
국내·외 자본에 달리 적용되는 카지노 허가요건도 문제다. 조례안 규정을 보면 국외자본의 경우 5억 달러 이상 투자를 하면 도지사 권한으로 신규 카지노 시설을 허용할 수 있도록 돼 있는 반면 국내자본은 5억 달러 이상 투자를 하고, 연 단위로 외래관광객이 50만명(현행 30만명) 이상 증가해야 신규 허용이 가능하다. 이는 명백한 차별적 규정이며, 국내자본의 허가 요건은 더욱 강화된 반면 국외자본은 현행과 동일한 규정을 두고 있다.

이 밖에 카지노 전용영업장 규모의 상한선을 1만5000㎡로 신설했으나 이는 도내 8개 외국인 카지노의 전용면적을 다 합친 1만5014㎡와 맞먹고 국내에서 가장 넓은 강원랜드 영업장(1만1824㎡)보다 큰 규모라는 점에서 상한선 규정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처럼 조례안이 허술하고 부실함에도 제주도가 현행 조례안을 도의회에서 통과시키려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면 카지노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중국 자본을 중심으로 한 해외 자본에 신규 카지노를 허가해 주기 위한 수순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제주도정이 신규 카지노 빗장을 풀 경우 카지노 허용을 요구하고 있는 중국자본 사업장이 6~7개 정도인 것으로 볼 때 봇물 터지듯 카지노가 새로 생겨날 것이고, 이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과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제주경실련은 이러한 점을 우려해 카지노 조례안 입법예고 기간인 지난달 말 조례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구체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담은 의견서를 제주도에 제출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토 결과에 대한 통보조차 없다.
 
그런데 제주도는 지난 21일 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에서 “공론화 과정이 부족하다”며 카지노 조례안을 상정 보류하자 마지못해 또 다시 26일까지 의견을 수렴한다며 일부 단체에 공문서를 발송하는 등의 형식적 절차를 밟고 있다.
 
카지노 조례안과 신규 카지노 허용의 문제는 도지사나 도의회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도민의 삶과 제주의 미래 가치를 좌우하는 중차대하고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충분한 도민 의견수렴과 함께 공청회, 토론회, 설명회 등 공론화 과정을 제대로 거쳐야 한다.
 
따라서 제주도는 도민 공론화 과정도 없이 허술하게 만든 조례안을 지금이라도 당장 폐기 처리하고, 합리적이고 실효성 있는 조례 제정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만약 제주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가 나서 조례안 상정을 다시 보류하거나 부결 처리해야 마땅하다.
 
마지막으로 제주도와 도의회가 이러한 민주적 공론화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조례 제정을 일방적이고, 졸속으로 밀어붙일 경우 도민사회 반발은 물론 범도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며, 이에 따른 응분의 책임 또한 뒤따를 것임을 경고한다.

2014.  12.  26.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직인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