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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분양가심사위는 폭리 의혹 철저히 검증해야"
첨단과기단지‘꿈에 그린’아파트 고분양가 논란
분양가심사위 기능 축소로‘허수아비’전락 우려
“아파트값 거품·폭리 의혹 철저히 검증해야”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안에 들어서는 한화 ‘꿈에 그린’ 아파트 분양가격이 벌써부터 뻥튀기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거품을 조장하는 것은 물론 특별 분양과 지역 상생방안은 완전히 배제된 채 고수익 창출에만 골몰하고 있다. 시행사 측은 입주자 모집을 앞두고 800만원대 후반이나 900만원 선에 분양가 심의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아파트 부지가 한라산 기슭 해발 370m 고지대에 위치해 있고 택지비가 제주시 도심권에 비해 매우 저렴한 데도 도내 최고가에 근접하는 분양가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 굴지의 건설사인 시공사와 아파트를 분양하는 시행사가 도내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점을 이용, 분양가를 높게 책정해 폭리를 취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시행사인 ㈜디알엠시티는 제주시 월평동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 총 759가구, 지상 6층 지하 2층의 ‘꿈에 그린’ 아파트를 이달 중 분양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시행사는 지난 2013년 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로부터 공공주택용지 2필지, 9만4309㎡를 332억원에 사들였다. 3.3㎡당 116만원에 매입한 셈이다.
 
결국 공기업인 JDC는 지역주민들로부터 강제 수용한 토지를 매각해 땅장사를 하고, 공공택지를 수의계약으로 독점 공급받은 시공사와 시행사는 이곳에 고분양가 집장사로 막대한 수익을 챙기려 하고 있다.
 
사실 아파트 고분양가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10년 새 제주시권 대단위 아파트 분양가는 2배가량 치솟고 있다. 지난 2003년 도남동 e-편한세상과 노형뜨란채가 3.3㎡당 470만원대에 분양된 데 이어 2009년 한일베라체는 702만원에, 2010년 아라지구 KCC스위첸은 719만원, 아라지구 현대아이파크는 730만원에 각각 분양됐다. 특히 2012년 분양한 노형2차아이파크는 3.3㎡당 902만원에 분양됐다. 최고 분양가를 경신할 때마다 거품 논란이 일었다.
 
그런데 조만간 분양 예정인 ‘꿈에 그린’ 아파트 택지비는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노형2차아이파크 공동주택부지(3.3㎡당 486만원)보다 4배 이상 저렴한 데도 분양가가 노형2차아아파크와 비슷한 900만원대로 예상된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건설업계는 그동안 땅값 상승에다 마감재와 편의시설 고급화 등으로 건축비가 많이 들어 분양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례처럼 땅값이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한 데도 분양가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건축비 등을 부풀려 소비자들에게 바가지를 씌우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동안 분양가 추세를 보면 건축비 원가나 적정이윤 개념 없이 분양가를 ‘뻥튀기’해 온 측면이 강하다. 건설업체들은 분양가 심의 과정에서 깎일 것을 예상하고 분양가를 적정 수준보다 높게 책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대형 건설업체들은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고분양가로 일단 시선을 붙잡아 놓은 뒤 나중에 조금 낮춰줌으로써 마치 혜택을 주는 것처럼 생색을 내기도 한다. 게다가 분양권 전매 차익을 노린 투기세력까지 가담해 분양가 거품을 만드는 등 부동산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변지역의 부동산가격 상승과 함께 이를 필요에 의해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 건설업체들이 신규 분양 아파트를 터무니없이 비싸게 팔면 그 영향으로 집값 등 부동산가격이 들썩이고, 그러면 다시 신규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가 올라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구조다. 그렇다고 이 같은 부작용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공공택지에 맞는 특별분양이나 지역 상생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건설업체의 고수익 창출에 놀아나고 있다.
 
그럼에도 이 같은 문제를 규제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올해 4월부터는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마저 폐지된 상황이어서 그나마 기댈 데라곤 분양가 상한제가 유지되는 공공택지의 아파트 분양가 적정성 여부를 심의하는 분양가심사위원회 뿐이다.
 
그런데 벌써부터 ‘분양가심사위가 제 역할과 기능을 다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제주도는 이 같은 우려 때문인지 몰라도 선제적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제주도는 지난 9월 3일 첨단과기단지 내 아파트 고분양가 논란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분양가심사위는 11명으로 구성,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분양가심사위는 토지가격과 기본건축비를 제외한 택지비 가산비와 건축비 가산비의 적정성 여부를 심사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제주도가 관련 법령을 위반하고 분양가심사위 위원 수를 멋대로 늘렸다는 점이다. 주택법 제38조에는 분양가심사위원을 주택 관련 전문가 10명 이내로 구성하도록 명시돼 있으나 제주도가 이를 어기고 1명 더 포함시켜 운영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분양가심사위원회 기능을 대폭 축소해 무력화시키려 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 주택법 시행령 제42조에는 분양가심사위는 공공택지의 공동주택 분양가 및 발코니 확장비와 택지비, 공사비, 간접비 등 분양가 공시내역의 적정성 여부 등을 심의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제주도가 관련 법령에 명시된 택지비와 건축비는 심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단순히 가산비에 대해서만 심의한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명백한 법령 위반이자 직무유기 행위이다. 이는 사실상 분양가심의위 기능을 무력화시켜 관련 심의를 ‘수박겉핥기’ 식으로 ‘얼렁뚱땅’ 처리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지 않아도 그동안 분양가심사위는 소비자 측과 공익적 목소리를 대변하는 위원은 배제된 채 건설업계와 이해관계가 있을 수 있는 주택 관련 전문가들로만 구성돼 있어 공정성와 객관성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분양가심사위가 분양가를 조정한다고는 하지만 그 폭은 3.3㎡당 몇 십만원 정도로 미미하다. 그래서 이 같은 사정을 알고 있는 업체들은 아예 소폭 조정을 예상하고 고분양가로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
 
고분양가 논란을 빚고 있는 ‘꿈에 그린’ 아파트에 대한 분양가 심의가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심사위가 제 역할을 해야만 시공사와 시행사의 폭리를 막고, 집값 안정과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 만약 분양가심사위가 제 역할을 못한다면 집값 안정도, 분양가 인하도, 건설사들의 폭리 근절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분양가심의위는 공정하고 객관적이고 철저한 검증을 통해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분양가가 책정될 수 있도록 그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 만약 ‘들러리’ 위원회로 전락해 터무니없이 높은 분양가로 결정될 경우 회의록 정보공개 및 감사 청구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 대응해 나갈 것임을 밝힌다.
 
또한 앞으로 공공택지는 민간 기업에게 돈벌이용으로 매각하는 것을 금지하고 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등의 용도로 활용할 것을 촉구한다.

2015.  9.  7.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