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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공항 조기 건설과 주민피해 대책에 집중해야”
‘에어시티’ 등 설익은 사업 되레 혼란 부추겨
공항 조기 건설과 주민피해 대책 집중해야

 
25년간 논의만 거듭하던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방안이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제2공항을 건설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제주공항의 포화시점을 감안할 때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도민사회의 오랜 숙업사업을 해결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또한 제2공항 건설은 지역 균형 발전은 물론 미래 제주발전을 견인할 핵심 교통인프라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
 
이처럼 제2공항 건설은 제주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대단위 사업이다. 도민 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대단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서인지 도정을 비롯해 도민사회가 들떠있는 분위기이다. 마치 현실을 잊고 장밋빛 환상을 그리는 것 같다. 설익은 대책들을 앞 다퉈 내놓으면서 장밋빛 환상을 부추기고 있다.
 
‘에어시티(공항복합도시)’ 개발 문제만하더라도 그렇다. 여기에 불을 지핀 건 다름 아닌 원희룡 제주도지사다. 원 지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제2공항 소음피해 주변지역을 에어시티로 조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제2공항 주변지역에 민간자본을 유치해 쇼핑·컨벤션·금융·물류시설 등을 갖춘 새로운 상업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원 지사의 발언 수위를 보면 에어시티 추진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이 사업 역시 장밋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항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긍정적 의견과 부정적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4월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도민토론회에 참석했던 한 전문가는 “인천공항이나 프랑스 드골공항 등이 에어시티 사업을 추진했으나 성공한 사례가 없다”며 “환승객을 주 고객으로 하는 허브공항도 에어시티 사업은 성공하기 힘든데 제주공항에서 에어시티를 추진하는 것은 과욕”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제주도는 네덜란드 스키폴공항과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을 에어시티 사업의 성공 사례로 꼽고 있으나 이들 공항의 경우 허브공항의 실질 지표인 환승률이 30~40%대로 제주공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환승객이 많다. 2001년 개항한 인천국제공항도 환승률이 고작 16%에 불과할 뿐이며, 영종도 등 공항 주변지역에 에어시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민자유치에 난항을 겪으면서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스키폴공항의 경우 활주로 6본, 취항 항공사 120여개, 연간 수송여객은 4500만명이며, 고속도로와 철도·항만시설 등 유럽 전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인프라 시설이 거미줄처럼 얽혀져 있어 물류·유통 중심의 에어시티로 개발된 사례다. 창이공항 공항의 경우 주변에는 거대한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들어서 있어 카지노 관광객들로 붐빈다.
 
그런데 제주 제2공항은 스키폴공항이나 창이공항과는 지리적 특성과 그 성격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이들 공항의 사례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또한 제2공항 주변지역에 에어시티를 조성할 경우 인천공항 에어시티 사례처럼 민자유치가 불투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설령 투자가 이뤄진다고 해도 자본 규모가 열악한 도민자본보다는 대자본 중심의 국내·외 자본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한 개발이득은 도민에게 돌아오기 보다는 역외로 유출될 공산이 크다.
 
더욱이 ‘에어시티’사업에 대한 개념 또한 아직 생소할 뿐만 아니라 그 실체가 모호하다. 기본적인 사업 타당성 검토조차 이뤄지지 않은, 검증되지 않은 사업이다. 게다가 에어시티 부지 일대의 환경훼손이 불가피하고, 부지에 포함된 지역주민들의 이주 문제와 찬반 논란 등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다분하다. 그렇다고 도민사회 공감대 형성과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것도 아니다.
 
그런 사업을 도지사가 먼저 방향성을 정해 놓고 추진할 경우 앞으로 실시되는 타당성 용역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오히려 또 다른 환상과 부동산 투기 조장 등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

그래서 원 도정이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제2공항 주변에 대한 거대한 사업방향을 제시하기보다는 제2공항 조기 건설과 함께 지역주민 민원과 갈등을 어떻게 하면 최소화해 나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그 대안들을 마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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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건설은 해당 지역주민들 입장에선 생존권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먼저 제2공항 건설 후보지에 포함된 성산읍 온평리를 비롯해 신산·난산·수산·고성리 등 5개 마을 주민들에 대한 이주대책을 비롯해 후보지 마을과 인접한 시흥·성산·신천리 일대까지의 소음 피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농축산업 피해는 물론 재산권 행사에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주민들 간 찬반 논란으로 인해 갈등이 발생할 수 있고, 공항 개발로 면면히 이어져 온 마을 공동체가 해체될 수도 있다.
 
이런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의 충분한 의견수렴과 함께 동의를 얻어내고 이를 통해 실질적인 피해보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이주대책의 하나로 주변지역에 택지조성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주민피해 대책 해결과 함께 중요한 것은 제2공항 조기 건설이다. 건설에 따른 제반절차와 공사기간을 가능한 앞당기는 것이 필요하다. 공항 개항이 빠르면 빠를수록 관광객 유입 확대는 물론 다양한 연계사업들이 이어질 수 있다. 인프라 조기 확충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그만큼 크다.
 
반면 주변지역과의 연계망 체계 확충이나 에어시티 조성사업은 후차적인 과제들이다.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도 불구하고 부차적인 정책들을 잇따라 제시할 경우 오히려 도민사회의 혼란과 갈등만 부추길 우려가 높다. 따라서 먼저 당면한 현안들을 우선순위에 따라 차분하고 신속하게 풀어나가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임을 강조한다.

2015.  11.  16.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