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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에 따른 제언

제주에서는 지난 지방선거 공약의 이행을 위한 논의가 시작됨과 동시에 가장 중요한 공약 중의 하나인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위한 본격적인 장정에 들어갔다. 이 논의의 기본적인 배경은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번번이 제기돼 온 '제왕적 도지사의 폐단''지방행정의 민주성 저하'라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난 830일 제주특별자치도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출범하였고, 제주형 행정 체제 도입을 위한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움직임에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로 제시된 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 다양화 시범 실시라는 방침과 지방자치법, 제주특별법에 규정되어 있는 기관구성 다양화라는 법제적인 바탕 및 세종특별자치시와 내년부터 시행될 강원특별자치도제의 시행이 그 배경이 되고 있다.

 

이 과제들을 세심하게 살펴보면 새로운 형태의 기초자치단체 신설과 생활자치 강화를 위한 자치구역 재조정이 그 핵심이다. 파생될 수 있는 기초자치단체의 형태는 천차만별이며, 기초자치단체 도입이 정해진 이후에도 최종 모델을 도출하기까지는 도민사회가 매우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우선 기존의 2개 시 체제를 유지하며 법인격을 부여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고, 4개 단체로 재편하는 방안 역시 검토할 수 있는 방안이다. 또한 제주시 갑, 제주시 을, 서귀포시 선거구로 나누어진 현행 국회의원 선거구를 그대로 적용해 3개로 나누는 방법도 유력한 대안이다.

 

현재 추진 중인 '제주형 기초자치단체''기관통합형' 도입을 구상하고 있다. 기관통합형이란 법인격 기초자치단체를 신설하되 기초의회는 주민직선으로 선출하고, 기초자치단체장은 의회에서 간선제로 선출하는 방식이다. 소위 다수 정당이 행정 운영 권한을 지니게 되는 '내각제'의 모델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모델이며, 많은 논란을 가져올 수 있는 모델이다. 이러한 기초자치단체 도입과 행정 체제 개편은 주민들의 실생활과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경우에 따라 부동산 등의 재산권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고, 지역 간 불균형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과제이다. 단순하게 주민의 복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쉽게 개정할 수 있는 체제개선의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제주경실련은 다음 몇 가지 제안과 함께 이 과제가 원활하게 해결이 될 수 있도록 지켜볼 것이다.

 

 

1, 우선 행정 체제 개편에 있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이 도민에 대한 행정서비스 강화이다. 이는 지방행정의 민주성 저하라고 표현하기도 하며,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기초자치단체를 어떻게 구성하고, 어떠한 권한을 이 단체에 분배하며, 광역자치단체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의 논의가 혼란에 빠져 졸속으로 진행된다면 도민에 대한 행정서비스가 오히려 저하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기존의 제도를 중심으로 최소한의 변형만을 도모하여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함도 고려할 만하다.

 

2. 이번 기회에 제주특별자치도법 6항의 단서조항(다만, 다른 법률에 제주자치도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을 삭제하여, 특별법상의 특례조항을 법조항으로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이 법이 추구하는 내용을 명확하게 정리하여 도민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도모함은 물론 제주도의 자치권 행사를 더욱 강화하여야 한다.

 

3. 자치구역 재조정에 관한 문제이다. 여러 가지 안이 있을 수 있으나 너무 많은 수의 기초자치단체 설립은 오히려 주민의 자치권 행사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과거 조선시대의 제주목, 정의현, 대정현 3개의 행정관청이 존재했던 역사적 사례에 따라 3개의 기초자치단체의 설립도 도민 생활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균형있는 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방안으로 보인다.

 

4. 현재 추진 중인 '제주형 기초자치단체''기관통합형' 도입을 구상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도입되는 최초의 내각제 형태의 기관구성으로 시행되면 다른 지역이나 중앙정부에 모델로 제시할만하다. 다만 지방의회와 집행부의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따른 또 다른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

5. 제주특별자치제가 실시된 이후에도 도민사회의 변화는 크게 바뀐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무정신에 빛나던 제주사회가 강력범죄율이나 학교폭력, 부패 및 안전도 지수에서 전국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서 제주도민들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이를 회복하기 위하여 제주특별법에 구조 부작위 죄와 부패 및 범죄에 대한 신고 의무를 규정하고 강력하게 대처하여 삼무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6. 이 모든 과제의 방향을 설정하고 각종 과제의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종합할 행정 체제 개편위원회의 구성을 보면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으나, 공법 분야의 법제 전문가가 빠져있다. 이는 제주개발법이나 제주특별자치도법을 제정하고 시행할 때의 전철을 밟는 듯하다. 그 당시에도 공법분야 입법전문가들의 참여 부재로 인한 후유증은 이미 겪은 바 있다. 지금이라도 법제전문가의 참여를 유도하여 미래에 닥칠 불필요한 논란을 방지해야 한다.

 

2022. 09. 20.